‘찌라시’는 본래 일본어 ‘치라스(어지르다, 흩뜨리다)’의 명사형으로, 일본에서는 주로 슈퍼마켓의 세일 전단지 같은 인쇄물을 가리킨다.
그러나 한국에선 그 의미가 변형되어, 확인되지 않은 루머나 가짜 정보를 담은 유포성 문서를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과거에는 종이 문서 형태의 황색 언론 보도를 ‘찌라시’라 불렀다면, 오늘날의 찌라시는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의 메신저를 통해 순식간에 유통되는 디지털 찌라시로 변했다.
찌라시가 이토록 광범위하게 퍼지는 데는 몇 가지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1. 기성 언론 미디어에 대한 불신 2. 권력과 자본에 의한 언론 통제 3. 실시간 정보 소비에 익숙한 시민들의 빠른 정보 욕구 4. 자체적인 감시와 추적을 하려는 시민의식의 반영이다.
즉, 찌라시는 단순히 루머가 아닌, 무너진 언론 생태계의 부산물이자, 진실에 목마른 대중들의 불완전한 시도이기도 하다.
이러한 찌라시 정보는 다양한 출처에서 생성되고 수집되어 활용되고 있다.
1. 기업 간의 경쟁에서 마케팅의 목적으로 경쟁사에 대한 정보 수집과 보고와 교차 검증
2. 기자가 주요 출입처에서 얻은 정보를 데스크에 보고하면 추가 취재와 기사 작성 지시
3. 국정원과 사법기관 정보과 등이 공공기관과 기업 등을 출입하면서 수집한 고급 정보
이 정보들은 교차 검증 없이 축적되고 공유되고 소위 ‘캐비닛’에 저장되며, 이후 정치 공작, 주가 조작, 역바이럴 등 불법적인 언론 플레이로 이어진다.
이는 단순한 소문이나 장난이 아니라, 체계화된 정치 범죄와 경제 범죄의 도구라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찌라시의 가장 큰 특징은 공식 확인이 없고, 익명성을 기반으로 하며, 사실과 거짓이 섞여 신뢰도가 낮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중 일부가 후일 현실로 드러나기도 하면서, 대중은 ‘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혼란 속에서 이를 수용하고 유포하게 된다.
여기에 군사독재 시절 언론 검열과 거짓 보도의 기억이 겹치며, 언론 전반에 대한 불신은 더욱 깊어졌다.
오늘날 다수의 언론은 ‘조중동문’을 비롯해 경제지, 종편, 연예지 전체가 찌라시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권력과 자본에 장악된 이 언론들은 광고를 앞세운 자본 유착, 사법부에 의한 길들이기 등으로 사실상 비판 기능을 상실했다.
< 가짜 뉴스 찌라시의 생산 유통처, 극우 미디어 유튜브와 일베 디시 펨코 >
그리고 이러한 기레기 언론이 만들어낸 가짜 뉴스는, 렉카 유튜브와 커뮤니티로 흘러들어가 2차, 3차 찌라시로 재생산된다.
오늘날 뉴스 소비 패턴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정보, 짧은 길이의 가십과 소문, 메신저를 통한 사적 확산 등으로 변했다.
이처럼 저질화된 콘텐츠는 빠르게 퍼지고, 진위를 판단할 여유 없이 사람들 사이를 유령처럼 떠돈다.
결국 가짜 뉴스와 가짜 정보가 일상을 점령하게 되었고,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신뢰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무너졌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찌라시는 진실을 추적할 수 있는 단서가 되어 주기도 한다.
기성 언론이 외면한 사건을 찌라시에서 먼저 포착하거나, 감춰진 권력과 자본의 실체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가짜 뉴스와 가짜 정보를 판별하고, 찌라시를 어떻게 소비하느냐에 있다.
무비판적으로 공유하며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는 ‘유포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찌라시라는 파편 속에서 진실의 조각을 추적하는 시민 감시자가 될 것인가.
정보의 시대에 진실은 더 이상 단일한 것이 아니며, 파편 속에서 재구성되는 것으로, 그 퍼즐을 맞추는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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