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잡문을 쓰는 사람이라고 자기소개할 법한 것이,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고 실력도 웬만큼 늘었기 때문이다.글을 쓰는 것에 대해 어렵고 괴로워했던 것에서 벗어나게 된 건, 의례히 그렇듯이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외면했기 때문이다.책을 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글을 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 것도, 글을 쓰는 것과 같이 적당히 타협하면서 읽어서였다.글을 쓰려면 글을 뿌리가 되는 주제나 소재가 되는 내용을 적당히 붙여 넣고, 평소 내 생각들이 양분이 되어 떡잎이 자라 오른다.줄기가 되는 리드문을 쓰고 나면, 얼마만큼 자랄 것인지 대체로 알게 되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볼륨이 정해진다.중간중간에 꽃을 피우기도 하고, 전혀 다른 글이 되기도 하며, 잡문의 식물은 자라 오르지만, 마무리는 늘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