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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단어, 문장, 문단을 쓴다는 것의 무게

한 단어에 내 생각이 담길 것이라는 무지한 문장에 내 사고가 담길 것이라는 착각한 문단에 내 의견이 담길 것이라는 오류무지와 착각과 오류에 대한 이해와 인식글을 쓰는 것이 기술이 되어서는 안된다.단어 : 문법 단위 가운데 기본이 되는 언어 단위의 하나. 분리해서 자립적으로 쓸 수 있는 말이나 이에 준하는 말. 또는 그 말의 뒤에 붙어서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는 말. 낱말이라고도 한다.문장 : 단어를 순서 맞게 배열하여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말이나 글 따위를 일컫는다. 영어로는 sentence. 기본적으로 주어 + 서술어의 구조를 갖추며, 마침표(.?!)로 구분된다.문단 : 글을 특정 단위로 분류해 놓은 체계를 공식적으로 '문단'으로 부른다. 사람에 따라 '카테고리', '항목', '단락' 등으로 부를 때..

텍스트 (Text) 2025.02.14

인문 : 비문,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

언제부터인가 잡문을 쓰는 사람이라고 자기소개할 법한 것이,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고 실력도 웬만큼 늘었기 때문이다.글을 쓰는 것에 대해 어렵고 괴로워했던 것에서 벗어나게 된 건, 의례히 그렇듯이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외면했기 때문이다.책을 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글을 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 것도, 글을 쓰는 것과 같이 적당히 타협하면서 읽어서였다.글을 쓰려면 글을 뿌리가 되는 주제나 소재가 되는 내용을 적당히 붙여 넣고, 평소 내 생각들이 양분이 되어 떡잎이 자라 오른다.줄기가 되는 리드문을 쓰고 나면, 얼마만큼 자랄 것인지 대체로 알게 되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볼륨이 정해진다.중간중간에 꽃을 피우기도 하고, 전혀 다른 글이 되기도 하며, 잡문의 식물은 자라 오르지만, 마무리는 늘 거..

로직스 (Human) 2025.02.11

시 : 살아남은 자의 슬픔

저항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상식적인 사람을 비판하는 사람.재능있는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노동하는 사람을 폄하하는 사람.[ 베르톨트 브레히트 - 살아남은 자의 슬픔 ]물론 나는 알고 있다.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나는 그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그러나 지난밤 꿈속에서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소리가 들려왔다."강한 자는 살아남는다."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텍스트 (Text) 2024.11.27

인문 : 훈민정음,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세종대왕 28년인 1446년 병인년 훈민정음이 반포된 이래로 578년이 지났으나, 올바른 의미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알아보고 찾아보고 기억하지 않으면 잊히는 것이 역사이고, 진리이다.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은 늘 어려움이 따르는데, 이유는 무조건 보수적인 의견을 내세워 변화와 발전을 지연하려 하기 때문이다. 한글의 글로벌 변화와 우리나라 한국의 글로벌 변화를 요구한다. 한글이 과학적 원리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사라진 자음과 모음의 가치는 외국어 표기가 필요한 현대에 들어 재조명되었다. 특히 v와 f 발음은 영어 발음을 표기할 때 훈민정음의 합용병서인 ㅅㅂ, ㅅㅍ으로 온전히 표기해 낼 수 있다고 하며, 훈민정음해례본에 쓰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사라진 한글의 자음과 모음..

로직스 (Human) 2024.11.07

창작 : 소설 단편 - 가을 <3>

한동안 산 정상은 생기 없는 가을 태양과 그걸 숨기려는 듯, 구름 들로 어지럽게 어두웠다가 밝아졌다가를 반복했습니다. 개강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봄의 어느 날 학교 도서관에서 리포트를 작성하고 있는데, 언제 왔는지 모를 키가 큰 과 동기가 옆자리 의자를 한 손으로 누르고 다른 한 손으로는 인사하듯 휘휘 젓더니 의자를 당겨 앉았습니다. 재빠른 손놀림으로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고, 옆에는 아이패드를 꺼내서는 금세 나와 같을 것이라 짐작되는 리포트를 작성했습니다. 책을 뒤적거려 포스트잇으로 표시하고, 볼펜으로 줄을 긋고, 출력한 자료를 옮겨 타이핑하기를 반복해 리포트를 절반쯤 해가고 있을 때 무심히 옆을 봤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 나를 보고 있었는지 내 노트북과 내 얼굴을 번갈아 보더니 아이패드를 쓱 밀어..

텍스트 (Text) 2024.10.12

시 : 마법 주문, 일잘러, 리바진스

아브라 케다브라 (소원), 임페리우스 (명령), 크루시아투스 (고문), 아씨오 (소환), 루모스 (조명), 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 (부양), 익스펙토 패트로눔 (디멘터), 엑스펠리아르무스 (무장 해제), 오블리비아테 (기억 삭제), 스튜페파이 (기절). 해리포터의 주문들 실제 있는 것도 괜찮은데… 상황, 사람, 순위, 강점, 흥미, 표현, 관점 등 7가지 일잘러들의 특징. 리바진스, 마음이 시끄러워 아무것도 할 수 없네요. 텔레비전,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제각각 떠들면 조금은 괜찮은 거 같네요.

텍스트 (Text) 2024.09.14

시 : 소원시, 키맨, 기억

11시 11분 소원시, 소원이 이루어지길… 오늘도 자전거의 페달을 열심히 밟아 봅니다. 키맨 : 문제 해결이나 의사 결정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 능동적인가 수동적인가 중에서 능동적이라면 키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행간을 읽고 꼭 기억하려 하지 않으면, 잊혀지는 책의 한 줄 한 줄이 선명합니다. 어제만 그렇고 오늘은 벌써 잊었습니다.

텍스트 (Text) 2024.09.14

창작 : 소설 단편 - 가을 <선택>

가을 같은 수업을 듣느라 서로 알고 지내다가, 도서관에서 이런저런 말을 나눈 뒤 자연스레 친해진 남학생이 있었습니다. 가방 가득 이것저것 넣어 가지고 다니며 수업을 수강하느라 바쁜 나와 달리, 그는 IT 기기에 꽤 능숙하고, 과 동기들과의 사이도 나쁘지 않은 거 같고, 캠퍼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걸 즐기는 거 같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수업에 자주 빠져서 성적은 별로였는데, 학교 신문사 기자로 일하느라 그랬다고. 수업에 들어가려 바삐 걷던 어느 날 내 앞에서 스마트폰 메시지를 확인하느라 멈춰 선 그 친구와의 거리가 급하게 좁혀졌습니다. 내 그림자가 위아래 좌우로 마구 흔들렸고, 딛고 서있는 길마저 잦은 진동을 보내 떨림은 멈출 기미가 없었습니다. 조금 망설이긴 했지만 거친 숨소리를 숨기느..

텍스트 (Text) 2024.09.14